과학

사람과 파리는 닮은 꼴?

오델리아 2017. 11. 11. 07:17

술은 사람의 전유물일까?

아니다. 


코끼리와 박쥐도 가끔 술에 취해 비틀거린다. 자연 발효된 과일을 먹은 놈들이라는....  실험실 안에서지만 '동물 주당'이 또 하나 탄생했다. 


초파리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샌프란시스코) 연구자들이 최근 초파리에 술을 먹이는 실험을 했더니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처음 알코올이 들어가자 행동이 활발해졌다. 알코올 양이 늘어가자 몸의 균형을 잃더니 갑자기 조용해졌다. 마침내는 나가떨어졌다. 


술에 취하는 일련의 행동은 사람과 꼭 같았단다. 게다가 알코올중독 소질이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같은 양의 알코올에도 잘 취하지 않는 '술이 센' 파리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파리의 뇌에서 알코올에 저항력을 주는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과학자들은 학술지(셀)에 실린 이 연구가 알코올 중독을 차단하는 약물개발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람과 파리가 닮은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사람과 파리의 눈을 형성하는 핵심 유전자가 거의 같다는 이론이 진화생물학계에서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믿어지나요? 


초파리의 눈은 겹눈이다. 빛을 감지하는 세포 19개가 모여 정육각형 홑눈을 이루고, 홑눈 750개가 합쳐 겹눈이 된다. 수정체와 망막 등으로 구성된 사람의 눈과는 겉보기에도 판이하게 다르다. 실상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동물의 눈은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믿어졌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결과는 척추동물의 눈과 무척추동물의 눈을 형성하는 핵심 유전자가 놀랄 만큼 비슷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눈뿐만 아니라 다리, 심장, 신경계에서도 유사성이 드러났다. 심지어 초파리에 쥐나 오징어의 해당 유전자를 이식해 엉뚱한 위치에 다리나 날개, 눈이 돋아난 충격적인 돌연변이도 만들어 냈다. 


술 취한 파리를 보고 동질감을 느끼더라도 이상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