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온난화를 따라가지 못한 펭귄. 그 영향은?

오델리아 2022. 7. 25. 17:51

최신 연구에서...펭귄은 조류 중 가장 진화가 느린 그룹으로 밝혀졌는데..

미국 브루스 박물관(Bruce Museum), 덴마크 코펜하겐대(Copenhagen University) 등 국제 연구팀은, 유전체 데이터와 화석 데이터를 이용해, 지난 6000만 년에 걸친 펭귄 진화 역사를 조사했다.

그 결과, 펭귄의 진화 속도는, 시대가 갈수록 크게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는데, 이것은 현대 펭귄이 고대 펭귄에 비해 기후변화 적응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최근의 가속화하는 기후변화는 펭귄들에게 가장 큰 위기가 될지도 모른다.

 


■ 펭귄은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

펭귄의 가장 오래된 조상으로 꼽히는 "쿠포우포우 스틸웰리(Kupoupou stilwelli)"는, 공룡이 멸종한 직후인 6000만 년 이상 전에 서식했는데, 이때는 이미 비행 능력을 상실했으며, 수영이나 잠수에 유리한 바디 플랜으로 진화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의 펭귄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공통 조상은 더 나중에 출현.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그 공통 조상은 약 2400만 년 전에 존재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펭귄의 진화를 한참 뒤로 미루고 있다.

연구팀이 현생종의 유전자 샘플과 화석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현대 펭귄의 공통 조상은 약 1400만 년 전에 출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시기는 "중신세 기후 전이(mMCT)"로 불렸으며, 많은 이산화탄소가 심해에 고정되면서 세계 기온이 17℃나 떨어졌다는.

때문에, 펭귄 조상들에게 추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진화압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펭귄은 현재의 뉴질랜드에서 남미와 남극 대륙으로 확대되고 있었고 mMCT 시대에 빙상이 확대되고, 새로운 해류가 형성되자 펭귄은 이후 호주와 아프리카로도 확산되었다는 것.

하지만, 유전체 및 화석 데이터를 보면, 여기서 펭귄의 진화는 오랜 정체기에 접어드는 것으로 나타났고, 약 1000만 년 동안 새로운 진화는 하지 않았고, 지금 세계에 현생하는 18종의 펭귄이 출현한 것은 지난 300만 년 이내의 일이었다.

이 급속한 종분화에 대해 연구팀은 "최종 빙기(약 7만~1만년 전)에 이르기까지, 혹은 뒤따르는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로 인해 일시적으로 진화 속도가 빨라졌을 것"이라고 지적.

그 후의 진화 속도는 다시 뚝 멈추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약 6000만 년 전부터 계속되는 펭귄의 계통 진화를 살펴보면, 그 진화 속도는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크게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주임 대니얼 크셉카(Daniel Ksepka) 씨는 "펭귄의 진화가 이렇게까지 둔화된 이유는, 조류치고는 큰 몸집이나 번식의 느림과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펭귄은 갑작스러운 기후변화가 일어났을 때 신속한 적응을 한 것 같다. 현대에 이르는 진화 속도의 저하를 보면, 최근의 급속한 기후변화를 따라잡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 실제로 펭귄은 지금 얼마나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일까?

 


■ 2050년까지 활제펭귄의 70%가 사라진다?

남극은 지금 온난화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서부의 빙상은 "세계에서 가장 온난화가 심한 지역"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이 땅은, 195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마다 약 0.2CC로 다른 대륙의 약 2배의 속도로 온난화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기온 상승으로 빙상의 녹는 속도도 빨라졌다.

남극의 스웨이츠 빙하는, 이미 세계 해수면 상승의 약 4%를 차지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는 무너지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빙하 전체가 붕괴될 경우, 해수면이 세계적으로 약 65cm 이상 상승하고 몰디브, 세이셸, 하와이 일부 등 저지대 섬들이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할 것이고, 그 영향은 당연하게도 남극을 중심으로 서식하는 펭귄들에게도 미칠 수 있다.

펭귄은 번식과 휴식, 털의 탈모를 위해 해빙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얼음 상실은 펭귄의 생활 자체를 위협하게된다. 그리고 현대의 기후 변화는 너무 빨라서 진화 속도가 떨어지는 펭귄으로서는 적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크셉카 씨는, "펭귄은 몇 만 년, 수백만년이라는 시간 스케일로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할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전례 없는 빠른 속도로 지구온난화에 직면해 있는 것입니다"

"만약 남극의 빙상이 급속히 녹게된다면, 펭귄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기에 충분한 시간은 없을 것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의 온난화 속도로는 최대 종인 황제펭귄은 2050년까지 서식지의 약 70가 전멸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수천만년을 살아오면서 여러 차례 기후변화를 이겨낸 펭귄이지만, 새로운 "인신세(Anthropocene) = 인류가 지국의 지질이나 생태계에 끼친 악영향에 주목하여 제안된 지질시대의 현대를 포함한 새로운 구분)"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