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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를 "좋은 냄새"라고 느끼는 이유는 뭘까?

오델리아 2022. 9. 9. 12:09

어렸을 때 부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주유소에 들렀을 때 "왠지 좋은 냄새가 나는구나"라고 느낀 경험은 없었는가?

그 이후, 주유소에 들를 때마다 창문을 열고 냄새를 맡게 된 분들도 많을 것이다.

물론, 가스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은 많이 있지만, 그런가하면 가솔린(휘발유) 냄새에 매료되는 사람이 상당수 있는 것도 확실하다.

 


그럼 왜 휘발유를 "좋은 냄새"라고 느낄까?

그 비밀은 휘발유에 포함된 어떤 물질에 있었다.

■ 휘발유를 "좋은 냄새"로 느끼게 하는 원인?

미국 질벼예방관리센터(CDC)의 발표에 따르면, 휘발유는 150종 이상의 화합물을 조합한 복잡한 혼합물로, 그 중 상당수는 우리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그 중 휘발유에 강한 가스 냄새를 풍기고 그로 인해 일부 사람을 매료시키는 것이 벤젠(benzene)이다.

벤젠은 방향족 탄화수소의 일종으로, 인화성이 높고 달콤한 방향을 가지고 있으며, 그 달콤한 향기로 인해 19세기 초에는 애프터 쉐이브나 향수의 성분으로도 사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벤젠에 중독성이나 발암성이 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서 이들 용도는 모두 폐지되었다.

벤젠을 흡입하면 모든 장기(특히 폐)에 손상을 주어 심각한 폐렴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는 것은 주유소에서 적극적으로 냄새를 맡는 것은 위험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왜냐하면 가솔린에 포함된 화합물을 모두 인체에 무해한 농도로 제어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벤젠 함유량은 극히 적어 가솔린 전체의 1%도 채우지 못한다.



그럼에도 벤젠은 매우 강렬한 자극 냄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우리 코로 가려낼 수 있고, 또한 공기 중에서 급속히 증발하기 때문에 확산도 빨라 우리코에 닿기 쉽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달콤한 향기를 내는 물질들이 많은 가운데 벤젠 냄새에 끌리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뭘까?

■ 휘발유 냄새가 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휘발유 냄새에 매료되는 가장 큰 이유는, 벤젠에 중독성이 있고 뇌에 행복감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연구에 따르면, 벤젠을 흡입한 경우, 마취제처럼 중추신경계가 마비돼 뇌의 중뇌변연계 경로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뇌변연계 경로는 일반적으로 "보수 경로"로 알려져 있는데, 이곳이 활성화되면서 "도파민"이 분비, 도파민은 "쾌락호르몬"이나 "뇌내 마약"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일시적인 쾌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즉, 도파민에 의해 얻어진 쾌감이 중독을 일으킴으로써, 몇번이라도 휘발유 냄새를 맡게되는 것.

다만 앞서 말했듯이 휘발유 중 벤젠은 안전한 농도로 제어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중독은 없을 것인데, 그래도 벤젠을 적극적이고 직접 맡는 것은 위험하다.

흥미롭게도 벤젠을 포함한 것은 휘발유만이 아닌 것.

우리 주변으로 보자면, 페인트와 매니큐어, 테니스 공 등에 포함되어 있는데, 만약 이것들을 "좋은 냄새"라고 느꼈다면, 벤젠에 매료되어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