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연예

검은 비너스 조세핀 베이커, 흑인 여성 최초로 판테온에 매장

오델리아 2022. 1. 10. 10:41

미국 태생의 흑인 여성으로, 아마도 이국적인 춤으로 가장 잘 알려진 조세핀 베이커 씨는, 프랑스 역사적 영웅들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30일,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출신의 베이커 씨에게, 프랑스에서 최고의 영예 중 하나가 주어졌다. 프랑스 국민 위인을 보시는 파리 팡테옹의 묘소에 베이커 씨가 모셔진 것이다.

 


나폴레옹 시대에 이 전통이 시작된 이래, 이 영예를 얻은 사람은 고작 80명뿐이다.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부)에 의하면, 베이커 씨는 팡테옹에 모셔진 최초의 흑인 여성이라고 한다. 베이커 씨는 이 영예를 안은 여섯 번째 여성으로, 과학자 마리퀴리와 정치인 시몬 베이유가 포함되어 있다.

댄서이자 가수, 그리고 전시 간첩이었던 베이커 씨는, 프랑스에서는 누구나 아는 유명 인사다. 베이커 씨가 노출도 높은 의상을 입고 댄스홀에서 벌였던 퍼포먼스(대개 식민지풍 어레인지가 있었다)는 1920년대 과격한 몽상의 대명사다.

모국인 미국에서는 별로 유명하지 않았지만, 베이커 씨는 세인트루이스에서의 가난한 성장 과정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나중에 민권의 열렬한 지지자가 됐고, 1963년 3월 워싱턴에서 연설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1월 30일 오후, 판테온에서 열린 베이커 씨 매장 기념식에서 연설을 했는데, 베이커 씨의 시신은 그녀의 친족의 희망으로 모나코에 묻혀 있었지만, 베이커 씨에게 소중한 장소인 세인트루이스, 파리, 거주지였던 밀랜드 성, 그리고 모나코 등 4곳의 흙을 담은 관이 판테온에 묻혔다.



엘리제궁에 따르면, 영예가 이런 식으로 수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한다. 대독 레지스탕스 투사인 제네바 드골 앙토니오스와 제르메인 티욘 때도 흙이 든 관이 묻혔다.

또 베이커 씨가 매장된 11월 30일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베이커 씨는 37년 그날 프랑스 시민권을 얻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11월 30일에 베이커 씨의 생애를 기리는 동영상을 트윗하고, 그 중에서, "(베이커씨는) 용기와 대담함을 겸비하고, 프랑스인은 이래야 하는 본보기와 같은 인물이었다"라고. 이어 마크롱 대통령은 베이커 씨의 보편주의를 요구하는 전쟁, 전시하의 행동, 그리고 그녀의 절대적 자유를 찬양하면서 매우 자극을 줄것"이라고 덧붙였다.

엘리제궁에 따르면, 식전에서는 군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열기에 찬 국가 제창, 나아가 어린이 합창단이 베이커 씨의 노래를 부르는 등 프랑스의 화려함의 특징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삼색기로 덮인 베이커 씨의 관은, 프랑스 항공우주군 소속 6명의 병사가 운구했고, 이어 생전에 프랑스가 그에게 수여한 5개의 훈장을 가진 다른 병사가 이어졌다. 이 훈장 중에는 제2차 세계대전 레지스탕스 훈장과 프랑스 최고위 훈장 가운데 하나인 레지옹도뇌르 훈장이 포함돼 있다.

 


그가 사망한 것은 75년이었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지금 그에게 이 영예를 주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이 행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점령에 저항한 사람들의 자부심 아래 국민을 결집시키고, 오랫동안 판테온에 안치된 여성과 유색인 수가 적다는 문제에 대처할 좋은 기회가 됐다.

그의 운구병들이 판테온 계단을 오르고 있을 때, 그의 조국인 미국과 파리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그의 대표곡 "두개의 사랑"이 흘러나왔다는....